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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단 한번도 식모를 두고 살아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주 어렸을 적 엄마에게 꾸지람을 듣고 나서 마악 깨치기 시작한 글씨로
-나 서울로 식모살이 갈거야-
라는 메모를 남기고 대문앞에 쪼그리고 앉아 엄마가 애타게 나를 찾아주기를 기다리던 맹랑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만큼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배고픈 식구들틈에서 군입하나 덜기 위한 방편으로 식모살이를 떠난 봉순이 언니들이 주변에 많았던 때이기도 한 것같다.
책을 읽다 보면 아련한 옛 추억을 더듬게 된다
솥 아랫쪽에 보리쌀을 잔뜩 깔고 그 위로 흰 쌀을 얉게 펴 놓아서 아버지와 입이 짧아 잘 먹지 않던 내 밥그릇에만 퍼 주던 기억 들-
봉순이 언니가 식모살이를 하면서 돈을 모아 부자로 (좋은 남자 만나 ) 잘 살으면 좋겠다
만,
책속의 봉순이 언니의 삶은 고달프게만 그려진다
대여섯살 주인 집 딸이었던 짱아의 기억속에 남은 봉순이 언니는 어릴 적 추억이고, 엄마대신이고 아빠대신인 동시에 죄의식으로 남겨진다.
엄마가 덮어 씌운 도둑 누명을 벗지도 못한채 자신을 더욱 불행하게 만드는 남자들을 차례로 만나게 되었으니 말이다 .
굶주림과 폭력에 방치되었던 이땅의 봉순이 언니들이 끝까지 질긴 희망의 끈을 꼭 잡고 가기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