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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한 느낌을 주는 표지 답게 분위기는 밝은 편이다. 산후우울증도 나오고 심각한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쉽게 읽힌다. 로맨스 소설에 육아노동을 집어넣은 케이스?
아이 키우는 방송이 인기를 끄는 세상이 되었다. 초보아빠들이 나름대로 애쓰면 어느정도의 보람과 감동을 주는 식이다. 그러나 현실로 돌아오면 그대로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육아에 엄마는 지쳐가고 아빠가 미워진다. 원래 양육을 엄마가 해야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엄마가 아기를 전담마크해야만 하는 상황이 부담스럽고 싫다. 애 좀 잘 볼 수 없어 식의 훈수를 두려는 간 큰 남편을 보고 있으면, '나도 뭘 알아서 하는게 아니라 우리 애니깐 그냥 버티는 거라고! 버티는거!!'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이제는 싸울 기운도 없다. 좀 자상한 남자들은 설겆이도 하고 애도 봐주고 좀 크면 잘 놀아주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도와주는'거다. 가사와 육아의 책임은 어디까지나 엄마한테 있으면 아빠는 그저 착한 사람이라 남의 일을 도와주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아빠들도 할 말이 있다. 나는 그럼 놀다 왔냐, 하루종일 돈 버느라 힘든데 집에 와서 좀 쉬면 안되느냐 등등 이러면 또 엄마와 아빠 사이에 냉기가 흐른다.
경험과 상상을 바탕으로 평범한 젊은 부부의 집 장면을 재구성해보았다. 모든 집에 각기 사정이 다 다르니, 해법 역시 다를 것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여기에 직장까지 다닌다. 강남의 잘나가는 학원 강사다. 남편은 교수 임용을 기다리는 사람이다. 어쩌다가 바리스타 일을 배우게 되었는데 거기서 핸섬한 유부남을 만났다. 잘나가는 한의사란다. 알고보니 학원에 다니는 학생의 아버지다. 자꾸 뜬금없는 소리를 하는 걸 보니 변태임이 틀림없다. 하루하루 정신없이 지내는데 지방으로 가있던 남편의 핸드폰에서 다른 여자의 메시지를 발견했다.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주인공의 절친 이야기들도 나오고 아빠이야기도 나오지만 핵심소재는 결국 육아다. 갓난 아기를 키워본 경험이 있는 여자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활성화된 대한민국의 최신소설 답게 인터넷 육아까페 이야기가 눈에 띈다. 대신 캐릭터들이 좀 클래식하달까.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헤메기는 하지만 그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는게 보인다. 그 지겹도록 겪은 육아이야기를 생생하게 소설로 옮긴 저자의 필담은 인정한다. 아기를 낳고 키웠다고 해서 누구나 소설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매일매일 아기와의 사투를 보내는 엄마들과 육아방송 때문에 비교당하는 아빠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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